시저 샐러드. 한동안 시저 샐러드가 너무 먹고 싶었더랬다. 드디어 먹었다. 내가 아는 시저 샐러드의 소스는 앤초비의 짭조름이 앞으로 돌출되는 고소한 맛인데 그 맛에 근접하고 있었다. 소스를 과도하게 사용해 잘게 썰어놓은 로메인의 아삭거림과 맛은 그닥 느낄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도우를 함께 주는 것으로 보아, 같이 먹어서 간을 맞추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시저 샐러드와 도우를 함께 먹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먹기엔 이곳의 도우가 너무 파삭거렸다. 그러니까 그냥 샐러드 하나로 완성되는 맛을 보여줬으면 한다. 닭가슴살 구워 올린 것은 회 밑에 깔린 무채 정도의 존재 의의만 있었다.
앤초비 쉬림프 피자. 인데 쉬림프가 왜 들어갔는지 알 수 없도록 겉돌았다. 단순한 앤초비 맛을 기대했는데 앤초비 이외에도 마늘과 새우가 함께 앞으로 나서서 좀 복잡했다. 이건 애초에 메뉴 선택을 잘못한 것 같다. 기름기 좔좔 도는 강한 맛과, 예상보다 살짝 두꺼운 도우의 균형은 그래도 맞아 떨어졌는데, 마르게리타나 버섯 피자를 먹어보면 실력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듯.
코요테 살룬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는 수박 샐러드. 시큼하고 짭쪼름하게 수박 껍질의 흰 속을 절여서 사용했다. 수박의 단맛과 코티지 치즈와 강하게 쓴 소스가 오묘한 맛을 낸다. 잘 팔리는 데엔 이유가 있네. 하지만 역시 소스가 과해 샐러드답진 않았다.
이외, 감자튀김을 시켜보았는데 감자를 연필보다 얇게 채쳐서 튀긴 것이었다. 겉은 짭짤하면서 바삭바삭하고 속은 기름을 머금고 있었다. 감자 맛이라기보다는 짜고 고소한 맛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래도 맥주와 먹기에 잘 어울리는 류의 맛.
'코요테'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미국 음식을 지향하고 있었다. 피자가 가장 유명한 모양인데, 이태원의 부자피자에 줄서기는 또 죽도록 싫어서 먹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는 어렵다. 부자피자에 두 번 줄 선 친구분 말씀에 따르면 "비교 불가의 피자"라고 한다. 절대적인 기준으로도 '무난'에 가깝고 '끝내줌'에 접근하는 피자는 아니었다.
'이 정도 음식이면 이 정도 가격'이라 수긍할 수 있는 가격대였고, 피자는 약간 오버 프라이스라는 느낌이 있었다. 맥스 생맥주 외에도 기네스랑 또 뭐였더라?를 생맥주로 팔고 있었고, 진토닉, 마가리타 등 주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그만하면 적정했다. 전체적으로 재료의 맛을 살린다기 보다는, 소스와 양념으로 강하게 들이대는 맛이다. 즉, 대학생들이 맛있게 먹을 것 같지만 내 취향의 지향점은 아니다. 하지만 그 강하게 들이대는 경향은 스타일의 차이로 풀이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비난받을 만한 맛은 아니었으니.
식사하러 갈 생각은 없지만, 오후 동안에 브레이크 타임이 없어서 낮술하기엔 더할 나위가 없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조만간 버섯 피자를 먹으러 갈 모양이다.
버거비 주방에 잠시 있던 분이 차렸다고 한다. 중요하진 않다. 흡연이 가능하다. 이건 중요할 것 같다. 창문 두 개를 활짝 열면 맞바람이 쳐서 담배 연기가 식사를 방해한다는 등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꽤 불평하듯이 썼지만, 잘 먹었다. 기대가 컸던 건 사실이지만, 불평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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