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패스트푸드: 하디스 프리스코 버거와 한국의 패스트푸드史 Review

종로에나 나가게 될 때 먹을 수 있었을까... 하디스는 단 한 번도 기세를 펴본 적이 없었던 패스트푸드 식당이다. 피죽도 못 먹은 흥부네 자식처럼 골골대다가 그마저도 덜컥 사라져버린 비운의 하디스는 아직도 홈페이지가 남아있어 그 쓸쓸함이 애잔하다.

하디스의 다른 버거들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프리스코 버거만은 안타까운 첫사랑의 기억처럼 오래 남는다. 엄청나게 짜고, 엄청나게 달고, 엄청나게 고기고기했던 이 버거의 가장 큰 특징은 사실 그 속의 것들보다는 버터?마아가린?쇼트닝?을 자아아아안뜩 머금은 흰 번에 있었다. 맥모닝 머핀 같은 조직의 스폰지 같은 번에서 기름이 흥건하게 번져나와 손이 진창이 될 정도로 빵에까지 신경써서 짠 기름기를 치덕치덕 발라준 훌륭한 버거였던 것이다. 다른 버거들에 비해 볼륨은 작았지만 길티플레저만큼은 1등에서 빠진 적이 없다.

신문기사를 찾아보면 2003년경 패스트푸드 혐오 광풍이 불었을 때 견디질 못하고 풀썩 주저앉았다는데, 혹시라도 지금 다시 생긴다면 몰락한 버거킹보다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억측도 해본다. 내장파괴 버거인지 뭔지도 찾아가서 먹는 시대가 되었으니까?

하디스를 생각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동시대 망한 패스트푸드 식당인 웬디스도 그리워져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그놈의 롯데리아의 입장에서 한국의 패스트푸드 역사를 정리한 글을 발견했는데 꽤나 흥미진진하게 읽을 만하다. 롯데리아가 어떻게 한국의 패스트푸드 시장을 망쳐놓았고 현재에는 맥도날드와 버거킹 제품에까지 어떤 메커니즘의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잘 드러난다. 공룡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마당에 개를 풀어 키웠던 시절의 훼미리, 아메리카나에 대한 언급도 있어 반갑다. 훼미리 새우버거는 아직까지도 그것을 넘어선 새우버거를 발견하지 못했을 정도로 일품이었는데... 아휴 오늘 왠지 버거가 막 바람에 스치운다. *-_-*


<이미지 출처: 하디스, 구글 검색>

덧글

  • 후아암 2012/12/05 14:22 #

    광화문 하디스가 생각나네요..프리스코버거 좋았었는데.. 지금 바디샵자리에 웬디스도 생각나네요. 샌드위치류도 좋았었는데...매번 잘읽고 있습니다.^^
  • naut 2012/12/05 14:48 #

    광화문 하디스 단골이었죠 ㅎ 종3 지오다노 자리도 하디스가 있었던 것 같은데...
  • 테인 2012/12/05 14:45 #

    ...저런게 있었단 말입니까 OTL
  • naut 2012/12/05 14:50 #

    링크 가보시면 빅보이도 있고 난리도 아닙...
  • 후아암 2012/12/05 15:00 #

    그렇죠!지오다노 자리에 하디스ㅜㅜ
    종로점도 그립네요! 저도 광화문점단골이였는데요! 흑흑
  • naut 2012/12/05 15:01 #

    타코벨의 사례처럼 하디스도 다시 들어오길 :)
    아 뭐 기왕이면 딱 하나 냈다가 풍비박산나고 돌아간 화이트캐슬도요?
  • 루루카 2012/12/05 15:32 #

    아메리카나, 웬디스... 그리운 이름들이네요.
  • naut 2012/12/05 17:17 #

    본의 아니게...
  • 밀리 2012/12/05 15:46 #

    하아 ㅠㅠ 아메리카나.. 추억의 그이름이네요 ㅠㅠ
    저희 동네엔 달라스라는 곳도 있었는데 없어진게 너무 아쉬워요 ㅠㅠ
  • 고양고양이 2012/12/05 16:33 #

    헛 달라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저 어릴적에도 동네에 하나 있었는데..
    일년을 못가고 투*리로 바뀌어서 온동네 초딩들이 다같이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ㅋㅋ
    그게 벌써 15년? 17년? 전 쯤인 것 같아요.
  • naut 2012/12/05 17:17 #

    달라스는 완전 처음 들어보네요;;
  • teese 2012/12/05 15:58 #

    일본에선 버거킹이 적자로 롯데리아가 1엔에 인수하는일도 있었죠.
    파파이스도 사라질듯하다가 요즘 다시 생기가 좀 도는것도 같고...
    웬디스는 다시 좀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칠리가 맛있는데 말이죠
  • naut 2012/12/05 17:14 #

    으앗 맞아요 왜 버거 기억이 없나 했더니 칠리빈즈였나 프라이였나 뭐 그런 거 있었!!!
  • MOMO-may 2012/12/05 16:10 #

    말도안되는. 크라제버거니 도니버거니 이런건....비싸고.. 뭔가 이도저도 아닌맛인데

    하디스의 머슈룸버거 진짜좋아했는데 ;ㅅ;
    웬디스의 미국가정식 느낌이 나는 플레이트도 그리좋았는데...왠지슬퍼졌어용 ㅋㅋㅋ으익
  • naut 2012/12/05 17:16 #

    웬디스 플레이트 어떻게 생겼죠? 크라제가 힘이 빠졌고 도니도니는 뭔지 모르지만, 수제버거라고 이름 붙여 만들어 파는 뉴웨이브 부류들도 뭐 나쁘진 않아요. 나이프와 포크로 먹어야 하는 버거는 버거로 안 쳐주긴 하지만 :p
  • 2012/12/05 16:5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05 17:1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아묘M 2012/12/05 21:08 #

    우와 웬디스, 하디스라니!! 웬디스는 너무 어릴적 먹어서 이젠 기억도 안나고 하디스는 그래도 10년 전까지는 분당에도 있어서 친구들과 자주 갔던 추억의 패스트푸드점이네요ㅜㅜ
  • 2012/12/05 22:10 # 삭제

    웬디스 매장 안 디자인이 파란계통 이었나요???
    진짜 어렸을때 가본 기억이 있는거 같은데 저 삐삐닮은 여자애랑 매장이 파랗다는것만 기억이 나네요..
  • skywalker 2012/12/06 09:06 #

    으아으아-
    추억이 새록새록
    저 마요네즈와 버터를 머금은 프리스코번-
    은박을 열면 따끈한 김과 함께 올라오는 짤콤하고도 기름진 냄새..
    프리스코 버거는 정말 명작이었는데 말이죠..
    어디에서든 다시 나왔으면 좋겠어요..
  • naut 2012/12/06 10:18 #

    크크크 ㄹㄷㄹㅇ에서 나오면 대략 망하는 거에요;;;;;;;;;;;;
  • 작두도령 2014/08/21 16:50 #

    유년시절 삼성역 웬디스 단골이었는데 요즘 공사판인 삼성역 돌아다니다보니
    갑자기 국내에서 사라진 버거 생각나서 찾다보니 이 글을 보게됐어요...
    한국 재진출이 어렵다면 언젠가 미국 여행을 가게 되거든
    웬디스, 하디스 버거부터 가장 먼저 맛 보고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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